Friday, January 20, 2012

내적 필연성, 칸딘스키

 대학교수직 제의를 거절하고 뮌헨으로 가서 그림공부를 시작한 그가 현대예술의 방향마저 바꿔버린 최초의 추상회화 ‘첫번째 추상 수채’를 제작한 것은 44세 때인 1910년이다. 나치에 의해 퇴폐 예술가로 지목돼 작품이 몰수되기도 했던 칸딘스키는 1933년 프랑스에 귀화해 여생을 보냈다.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1912)는 칸딘스키의 예술론을 집약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무릇 예술가의 임무라는 것은 형식을 지배하는 데 있지 않고, 내용에 적합한 형식을 만드는 데 있다”고 선언한다. 존재하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모방하고 재현하던 전통적 회화를 벗어나, 예술가의 ‘내적 필연성’에서 우러나오는 형태와 색채로 화면을 채우는 현대예술은 그의 이 선언에서 시작됐다.
이로써 현대예술은 그 자체가 하나의 미적 실체, ‘오브제’가 된다. 예술의 모든 외적인 표현수단이나 형식을 관통하는 예술가의 내적인 울림을 가리키는 말인 ‘내적 필연성’은,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닌 정신이라는 칸딘스키의 생각이 담긴 핵심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참된 예술작품은 비밀로 가득 차고 수수께끼 같은 신비스런 방식으로 예술가에 의해 생겨난다.”
칸딘스키의 글은 그 자체로 음미할 문학적 향기가 가득하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 “흰색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다. 그것은 젊음을 가진 무(無)다. 정확히 말하면 시작하기 전부터 무요, 태어나기 전부터 무인 것이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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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쿤스트독은 오는 10월 12일부터 25일까지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 안병석 개인전을 갖는다.
이 전시기획은 카딘스키의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의 텍스트에서 미술사적이고 인문학적인 배경을 찾는다. 이 텍스트가 배경이 되는 데에는 그 텍스트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내적 필연성’의 개념이 이번 전시의 내용이 되는 작가의 정신성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내적필연성’은 정신의 억제할 수 없는 자기표현의지로 외적인 것의 자유로운 사용에 의해 표현된 것을 말한다. 특히, 칸딘스키는 내적필연성을 갖는 작가와 작품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예술작품은 예술가로부터 분리되어 자립적인 생명을 획득하고 개성화 되고, 정신적,  독립적 주체일 뿐 아니라 물질적인 현실생활을 영위하며, 하나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삶을 영위하고 영향을 미치며, 정신적 분위기의 창조에 관여한다.” 
예술작품이 작품화 될 때 예술작품은 예술가에게서 독립하여 하나의 생명성으로 작용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작가의 내적필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내적필연성은 작가에게 있어서 깊은 정신성이며 작가의 미적활동의 태도에 밀접하게 연관된다. 즉, 이것은 작가의 작업태도며 작가의 삶이다.  
예술의 정신성에 대한 깊은 작업을 해온 작가 안병석은 시대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미디어 매체를 그의 작업에 끌어들인다. 그는 ‘바람결’, ‘물결’과 같은 주제로 일관된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이 주제를 바탕으로 이번 쿤스트독에서는 매체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이 멀티매체는 동시대의 예술의 정신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한다. 전시제목은 ‘Image Movie 展’로 멀티매체를 활용한 평면회화의 표현연구'로 현대미술에서 예술의 정신성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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